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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회장·박세리, 두 여중호걸의 만남…세레니티에서 그린 ‘빅 피처’ | 골프 다이제스트
언론보도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09-01 14:19
조회
1459
골프 문화를 이끄는 두 여성 리더, 김주영 세레니티골프앤리조트 회장과 박세리 여자 골프 국가대표팀 감독이 만났다. 세리가 세레니티를 만났을 때, 운명처럼 그려진 큰 그림(Big Picture)은 아름답게 빛날 채비를 마쳤다.
●●● 작년에 이어 올해 OK금융그룹 박세리인비테이셔널도 세레니티골프앤리조트에서 개최합니다. 대회가 한 장소에서 꾸준히 열리길 바라는 박세리 감독님의 꿈이 실현되는 것 같은데 소감이 어떤가요.
박세리 이젠 한 곳에 정착해서 대회를 꾸준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메이저 대회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이 대회가 더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대회 퀄리티와 상금을 더 높이고 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세계적인 선수들도 초청해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계속 규모를 키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 중부권의 명문 골프장을 이렇게 대회 코스로 선뜻 내놓기까지는 김주영 회장의 결단이 있었습니다.
김주영 평소에 박세리 감독을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대회를 후원하기까지는 박 감독을 좋아하고 믿고 가는 부분이 70%는 작용한 것 같아요. 나머지 30%는 우리 직원들과 논의해 결정했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박 감독이 좋아하면 함께 만들어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가장 컸죠.
●●● 골프장의 명칭이 지난 2월 실크리버에서 세레니티로 변경됐습니다.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을까요.
김주영 세레니티는 리조트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가치이자 변하지 않는 핵심 요소인 ‘평온한 휴식’을 의미합니다. 또 왕을 높여 부르는 경칭을 의미해 머무는 동안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뜻도 담고 있어요. 새로운 브랜드 네임과 함께 진정한 레저 호스피털리티를 추구하면서 골프에 더해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문화예술 애호가를 위한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을 보여드릴 계획입니다.
●●● 우연인지, 필연인지 ‘세레’와 ‘세리’의 음가가 비슷하게 읽힙니다. 앞으로 큰 그림이 그려질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두 분의 첫 만남이 궁금합니다.
박세리 작년에 처음 회장님을 뵀습니다. 고향인 충남에서 대회를 하고 싶은 마음이 많을 때였어요. 대회까지 짧은 시간이었는데 회장님께서 흔쾌히 개최지로 결정을 해주시고 많은 도움을 주셔서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죠. 추진력과 열정이 대단하셨어요. 저와 비슷한 성격이시더라고요(웃음). 자연스럽게 통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대회를 하기 위해서는 골프장이 희생해야 하는 부분이 많거든요. 우리도 조심스럽고 어려운 점이 있고요. 그런데 회장님이 굉장히 호탕하시고 시원시원하게 많은 부분을 더 신경 써주셨어요. 선수들이 전혀 불편하지 않게 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양해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여성분이 하기에는 쉽지 않은 일인데 여느 남성분들보다 훨씬 추진력이 있으셔서 깜짝 놀라고 정말 멋있었습니다.
김주영 멀리서 바라봤던 박 감독을 가까이 만나보면서 굉장히 인간적이고 또 순수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가 같은 여성이면서 또 박 감독은 레전드 선수이고 저는 사업가이지만, 그런 걸 떠나 열정적이고 순수한 마음으로 같은 곳을 바라보며 만난다는 것 자체가 정말 좋았습니다.
박세리 작년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회장님과 와인 한잔을 나누며 미래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그때부터 개인적으로 더 많이 가까워진 사이가 된 것 같습니다.
●●● 두 분이 동반 라운드를 한 적이 있나요?
박세리 몇 번 같이 라운드를 나가자는 말씀을 드렸는데 못 치신다고 계속 거절하세요.
김주영 제가 골프를 정말 좋아하는데 100타 칩니다(웃음). 그래서 겁나서 못해요. 박 감독과 라운드를 나가려고 하면 그때부터 심장이 막 뛰어서…. 연습을 열심히 더 하고 나서 나가야 할 것 같아요.
김주영 세레니티골프앤리조트 회장.
●●● 현재 골프장이 완전히 새로운 종합 골프리조트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골프 코스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김주영 제가 원래 조경을 정말 좋아했어요. 사실 조경이라는 것도 몰랐을 때부터 그저 꽃을 좋아했습니다. 40대 초반에 산에 집을 짓겠다고 아무 생각 없이 30만 평 넘는 땅을 사서 사기를 당한 적도 있었으니까요. 주위에서는 강남에 집을 사지 그랬냐며 핀잔을 주기도 했어요. 그만큼 조경을 좋아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골프장 사업은 그렇게 계산적이지 않게 좋아서 시작했습니다.
●●● 그럼, 박 감독님이 생각하기에 세레니티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입니까?
박세리 아무래도 선수 출신이니까 코스 컨디션을 굉장히 중요하게 봐요. 선수 생활을 한국에서는 아마추어 때 잠깐 하고 LPGA투어로 갔기 때문에 한국 골프장에서 많이 쳐보지 못했어요.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골프장이 많지도 않았고요. 은퇴하고 거의 골프를 안 하다가 우연히 이 골프장이 좋다고 해서 부모님과 온 적이 있는데 코스 컨디션이 정말 좋다는 생각을 하고 갔던 기억이 나요. 가장 큰 매력은 제 고향과 가까운 곳, 두 번째는 코스가 어렵지는 않아도 선수들이 은근히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는 거예요. 오르막 경사도 적당히 있고 선수들이 까다롭게 생각할 홀도 있어요. 갤러리가 오셨을 때도 선수들과 함께 가까이서 호흡하며 걷는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조경도 아기자기하게 예쁘게 잘되어 있는 것도 이 코스의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 두 분을 한자리에서 뵙게 되니 ‘레전드’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박 감독님은 ‘골프 여제’에서 최근에는 예능을 선도하면서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 회장님은 골프장업계의 ‘신성’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운영이 중단됐던 김천 포도컨트리클럽을 정상화하고, 그로부터 짧은 시간에 다시 예전 실크리버컨트리클럽을 추가로 인수해 고품격의 회원제 골프장으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두 분의 ‘미다스 손’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김주영 제가 성격이 시원시원한 편이긴 하지만 이렇게 요란을 떠는 것을 굉장히 싫어해요. 박 감독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다면 인터뷰도 하지 않았을 거예요. 골프장 사업은 우연히 시작해서 만난 운명과 숙명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포도CC는 사기를 맞았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게 됐고, 실크리버CC도 많은 사람이 2년 동안 사지 않고 있어서 ‘내가 살게’ 하고 샀습니다(웃음). 그런 점은 시원시원한 성격 때문인 것 같긴 합니다. 그 안에 골치 아픈 일들은 많은 사람들이 숨겨놓고 있잖아요. 그런 것도 자세히 탐색해보지 않고 덜컥 샀지만 잘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미다스의 손이 절대 아니에요. 그런 생각은 절대 하고 살지 않아요.
●●● 결국은 추진력과 결정력인데요. 박 감독님도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배우고 귀감이 되는 부분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박세리 이런 면이 비슷한 것 같아요. 회장님이 하시는 것처럼 저도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 조심해야 할 것도 있고 걱정되는 부분도 많은데 그런 것조차 경험이라 생각하고 시작하거든요. 부담과 걱정보다 기대감이 조금 더 크면 에너지가 굉장히 많이 생기더라고요. 모든 게 다 잘되지는 않지만 일을 즐겁게 할 수 있고, 그러면 막혔던 일도 수월하게 풀리는 것 같아요. 회장님이 저와 이런 부분이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많이 배우고 있고요.
●●● 두 분에게는 남다른 골프 철학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먼저 박 감독님은 현역 시절 선수로서 골프를 접하면서 느꼈던 골프에 대한 애정이나 철학 그리고 은퇴한 이후 방송에서 골프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박세리 제가 방송을 할 거라곤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우연히 방송 섭외가 들어와서 고민 끝에 잠깐 나갔다가 지금도 하고 있네요. 방송에서 비춰지는 저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보시는 것 같아요. 사실 저는 항상 같은 사람이었거든요. 운동하는 모습은 차갑고 강한 이미지였지만, 일상적인 제 생활에서는 방송과 다를 게 없어요. 운동선수만 갖고 있는 솔직함을 매력으로 보고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원래 누가 시킨다고 하는 성격도 아니고 싫은 건 싫고, 좋은 건 확실히 표현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런 모습이 편안해 보이고 바보처럼 숨김없이 보여주는 ‘옆집 언니’ 같은 이미지가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연예인이 아니니까요.
박세리 여자 골프 국가대표팀 감독.
●●● 회장님은 과거 순수 아마추어 골퍼로서 가지고 있던 골프에 대한 매력과 달리 이제는 골프장의 오너이자 경영자로서 골프를 바라보는 관점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김주영 골프를 처음 했던 때를 뒤돌아보면 정말 철이 없었던 것 같아요. 개발업에 종사하다 보니 대부분 남자들이었고 그 안에서 골프를 배웠죠. 내기 골프도 정말 세게 했지만, 골프를 진지하게 대하지는 않았어요. 골프장 가서 골프는 안 하고 그늘집에서 맛있는 것만 먹고 그냥 카트 타고 따라다닌 적도 많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장난처럼 골프를 했던 게 미안할 정도입니다. 지금은 골프장 모든 곳이 소중합니다. 특히 잔디 관리를 직접 해보니까 너무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았죠. 경영자로서 골프장을 바라보면 코스 관리를 해야 할 곳이 정말 많습니다. 아침에 골프장 문을 열면 약 30명이 코스 관리를 위해 출발합니다. 잔디가 정말 조용한 것 같지만, 이 아이들이 부를 때 빨리 가지 않으면 아기처럼 토라져서 그다음부터는 몸살을 앓아요. 잔디는 정말 앙칼져서 사랑을 듬뿍 주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래서 잔디만큼은 아웃소싱도 맡기지 못하고 제가 철저히 관리하고 있어요. 코스 관리 요소 중 최우선입니다.
●●● 이번 달에 9홀 신설 코스인 챌린지 코스가 오픈합니다.
김주영 인생이 도전인 것처럼 골프도 도전이잖아요. 기존 18홀 코스가 여성스러운 아늑한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신설 9홀은 조금 남성적인 면이 드러나 있어요. 스카이 뷰가 정말 좋아서 기존 18홀을 경험하셨던 분들은 챌린지 코스로 가보면 시원한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모든 홀에 라이트도 설치했는데 머스크 등으로 해서 야간에 눈부심이 없고 노을과 함께 불빛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박세리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지난해 신설 코스 공사를 시작한다고 들었는데 벌써 오픈을 앞두고 있잖아요. 코스가 이렇게 빨리 완성되나 싶을 정도로 놀랐습니다.
●●● 더불어 휴양형 콘도미니엄과 커뮤니티센터도 건립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주영 그동안 개발사업을 해왔기 때문에 시행사와 시공사, 건축사가 부딪힐 때가 많아요. 여기 콘도미니엄과 커뮤니티센터는 제 마음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습니다. 제가 욕심이 많아요. 시행착오 끝에 유명한 건축가 김찬중 교수를 선택했어요. 콘도미니엄은 무엇보다 늘 있어도 편안한 건축, 커뮤니티센터도 디자인과 예술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건축 시설은 이 지역의 자산이 되어야 합니다. 스페인의 가우디 건축 양식처럼요. 하나의 건축 양식을 보기 위해 관광객이 모이듯 저도 그런 마음으로 정말 아름다운 건축을 하려고 해요. 어느 하나 소홀함이 없도록 돈이 아닌 가치를 좇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꼭 놀러 오세요(웃음).
●●● 박 감독님의 ‘미래 골프’가 궁금합니다. 앞으로 골프를 기반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계획이 있을까요?
박세리 지금 제가 은퇴하고 나서 살고 있는 이 삶은 상당히 만족스럽고 즐거워요. 때론 피곤하고 힘든 일도 많지만 그보다는 즐거움이 더 큰 것 같아요. 제가 갖고 있는 건 골프 안의 전문성이기 때문에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유망주들을 최대한 많이 도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재단을 통해 후원을 하고 선수들을 양성하면서 전문적으로 선수들이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갖춘 아카데미를 만들고 싶습니다. 방송은 팬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됐기 때문에 잠시 하겠지만 제 전문 분야는 아니잖아요. 끝은 지금 가고자 하는 길이 굉장히 중요한 꿈이에요. 후배들에게 어떤 선배가 될 것인가, 어떤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골프뿐만 아니라 다른 스포츠 선수들도 더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해주고 싶은 게 지금 제 마음이고 계획하는 일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많이 부족하니까요. 이런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유망주들을 위해 더 많이 후원할 수 있는 방향을 찾고 있고, 앞으로 제가 만들어가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김주영 박 감독이 꿈나무 아이들을 키우는 것처럼 저도 미혼모 사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아마 5년 후에는 저도 아이들을 키우고 있을 거예요. 버려진 아이들이 덴마크식으로 아주 편안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이루는 게 또 다른 꿈입니다. 제가 키운 아이들을 박 감독이 훈련시켜서 그 아이들이 국위선양하는, 그런 조합을 이뤄보도록 해요.
●●● 끝으로 두 분 덕담 한마디씩 나눠주시죠.
김주영 우리나라 골프 문화를 일으킨 것도 박 감독이잖아요. 그때부터 골프가 더 성행하고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고 좋아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최고의 선수들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박 감독은 우리나라에서 훌륭한 여성 리더가 되어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 대회도 훗날 박 감독 이름 단독으로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도록 함께 돕고 싶습니다.
박세리 저도 회장님과 같은 마음입니다. 회장님의 건강한 열정이 정말 대단하시고 제가 보고 배울 점이 많습니다. 지금처럼 굳건히 그 자리에서 골프 관련뿐 아니라 여성 리더로서 여성이 갖고 있는 능력을 많이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오랫동안 회장님과 좋은 인연으로 많은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원본 출처 : http://www.golfdige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41264